되풀이되는 시간
제 1화 너는…… 대체 뭐야?
그 날, 나를 둘러싼 세계는 끝을 맞이했다.
비유라거나 하는 엉터리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지방도시인 미타키하라마을에 돌연 슈퍼 셀 ―― 나도 잘 모르겠지만, 이 피난소에 오기 전에 본 뉴스에서는 굉장히 격렬한 폭풍이라고 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나랑 마찬가지로 이 체육관에 피난해 온 사람들이 서로 몸을 기대며 이 대재해가 떠나는 걸 몸을 떨며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린 나이에도 그건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하튼, 이 피난소에 오기 전까지 나는 격렬한 비와 돌풍 및, 그에 따른 어마어마한 벼락 등을 이 몸으로 체험해 왔다.
거기다 이 체육관에서 밖을 바라보면 도로는 물에 빠져 있고 거기다 돌풍이나 벼락때문에 무너진 건물 같은것도 보인다.
아아, 여기서 내 인생은 막을 내리는 건가…….
언제까지 이 체육관이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는 비관하고 있었다.
그저 나는 지금까지 평범한 삶을 살아왔을 뿐인데, 어째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죽어나가는 재해에 말려들어간걸까.
신이 있다고 하면 분명 그녀석은 변덕삼아 사람을 구하고, 그냥 사람을 죽이겠지.
미움이 솟아올라 참을 수 없었다.
대체 내가 뭘 했어? 어째서 내가 여기서 이렇게 죽어야 해?
신이라는 놈에게 욕설을 던지려 해도 마땅한 말은 떠오르지 않고, 이런 의문만이 머리를 맴돌았다.
나는 떨리는 몸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목에 찬 십자가 목걸이를 꽉 쥐었다.
* * * * *
눈치채 보니 한달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니…… 방금 전까지 경험한 그 비참한 모습은 나쁜 꿈이었다. 그래. 틀림없어.
침대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을 때, 나는 어디선가 이런 생각을 부정해 오는 자신을 부정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하나뿐인 일이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악몽에서 피하는 수단이었다.
었다……. 그래, 과거형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 최악중에 최악이었던 미타키하라 마을의 참상은 반복되었다.
내가 악몽이라고 단정한 후 납득한 것과는 상관 없이,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슈퍼셀이 발생했다.
설마 내가 미래 예지라도 했던게 아닐까 생각하고, 이렇게 되는 걸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던 것을 자책했다.
꿈과 같은 피난소인 체육관의 한쪽 구석에서 나는 무릎을 껴안으며 자기혐오에 시달렸다.
어째서 나는 내 꿈에 대해 남에게 말하지 않았지?
── 남들이 내 머리가 맛이 간게 아닌지 걱정하게 될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말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게 아닐까?
── 나 혼자 친구들에게서 떨어져 나가 고독하게 될거라 생각했다.
또다른 한 명의 자신이 형편없이 싫어졌다.
내가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 하려 하고 있는데도, 또다른 내가 그걸 전부 부정해 갔다.
같은 일을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뒤에서 내 귓전에 또다른 내가 속삭여 갔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어마어마한 빗소리가 울려 퍼지는 체육관 안에서, 내 비명이 메아리쳤다.
* * * * *
삐삐삐, 삐삐삐, 삐삐삐 하며 아침을 알리는 자명종 소리가 방에 울렸다.
따끈따끈한 이불 속에서 마지못해 손을 뻗어, 자명종을 껐다.
── 어?!
잠 기운이 남은 눈을 문지를 틈도 없이 졸음을 날려버리고, 핸드폰을 빠르게 꺼내 날짜를 확인한다.
하하하……. 저절로 메마른 웃음소리가 입에서 넘쳐 흘렀다.
표시된 날짜는 그 재앙으로부터 딱 1달 전.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을 모르고, 어째서 이런 사태가 일어난 건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같은 시간을 세 번째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솔직히 이야기했다. 한 달 뒤에 올 슈퍼 셀 때문에 이 미타키하라마을이 엉망진창이 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나는 고독해졌다.
친구들에게는 헛소리를 해대는 녀석이라며 버림받고, 부모님은 정신과가 있는 병원으로 나를 끌고갔다.
기이하게도 두 번째 시간의 또 한 사람의 내가 말한대로 되었다.
고독해진 그 날부터 내 방에 들어박혔다.
그 아무도 믿을 수 없고, 나 자신마저도 믿지 못해.
이제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신이 예정한것과도 같이 슈퍼 셀이 미타키하라마을을 덮쳤다.
하하하, 꼴 좋다. 내가 말한 대로 됐잖아?
모두 내 말을 믿고 미타키하라마을에서 피난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어.
아하하하하하………….
* * * * *
네번째.
여기까지 오니 아무 감상도 없다.
세 번째랑 똑같이 고독해지고 싶지는 않아서, 슈퍼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 더는 싫어.
눈을 뜨고 2주일 동안,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알고 있어. 어차피 이 앞을 계속 반복하는거지?
나는 이 1달에 영원히 붙잡힌거다.
싫어 싫어 싫어.
내 느낌으로 3달하고 2주일동안, 약간 차이난다고 해도 같은 일들의 반복.
마음이 부서질 것 같았다.
나만이 이 영원히 멈춰있는 시간에 남겨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누를 수 없었다.
그러면, 차라리 죽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차라리 이 연쇄에서 풀려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날, 나는 목 깊숙히 나이프를 꽂았다.
* * * * *
결과부터 말하면 이 반복되는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확실히 자살했는데, 정신차려 보면 그 시작일의 아침.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침대에서 뛰어내려 부엌에 있던 식칼로 내 머리를 힘껏 자른다. 그런 일을 눈을 뜰때마다 반복했다.
몇번을 죽었는지도 모르겠어.
처음에는 횟수를 세고 있었지만, 열 번을 넘었을 즈음부터 세는 걸 관뒀다.
눈을 뜨면 그 발로 휘청휘청 걸어 부엌까지 가서 식칼로 자신을 죽인다.
그런 단순작업을 몇번이나 반복했다.
하지만, 그러던 내 나날 중, 오늘 이변이 일어났다.
‘여어.’
이제 몇 번째인지도 알 수 없는 날의 아침, 눈을 뜬 내 눈 앞에 처음 보는 생물이 나타났다.
고양이랑 토끼를 섞은 듯하고 발이 넷 있는 생물. 몸은 하얗고, 털로도 촉수로도 보이는 뭔가가 귀에서 쭉쭉 뻗어 있다. 등에는 둥그런 구멍같은 빨간 선이 보인다.
“너는…… 대체 뭐야?”
지금까지의 오늘에는 없었던 일이다.
그녀석은 이불 위에서 동글동글한 눈으로 막 일어난 나를 바라본다.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뭐야, 너는? 내 경험에, 너같은 존재는 처음으로 보는데.’
“뭐……?”
이 만남이 내 운명을 바꾸게 된다.
헛돌고 있던 톱니바퀴가 간신히 맞물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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